문길동의 시가 있는 아침 : 꽃말을 파는 여인 -9-
어머니의 사랑이 사쁜 내려와 내 손을 잡았다.
문길동 수석기자
기사입력 2020-06-25 [08:52]
꽃말을 파는 여인 -9-
석장/길동
계단 위 꽃가게는
순결이 하얗게
내렸다.
꽃말을 파는 여인도
차분하게
"어머니의 사랑을
팝니다"
계단을 오르지 못하고
얇은 주머니만
뒤적거리다
탈탈 털어
구절초 한 다발을
방안에 꽂았다.
돼지 저금통도
아무 말 없이
텅 빈 방을 서성이더니
잠이 들었다.
하얗게 내린
구절초를
항아리에 그려 넣으니
어머니의 사랑이
사뿐 내려와
삶에 굳은살이 박힌
자식 손을
어루만져 주시고
다시 먼 길 가셨다.
글, 그림 문길동 시인(강건문학)
GCN 문길동 수석기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