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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 –8-
석장/길동
새벽
빗자루 소리가
차가운 문틈 사이로
들려왔다
“무슨 첫눈이
이렇게도 많이 내렸다냐?”
어머니 목소리도
빗자루 소리에 섞여
어렴풋이 들려오니
꿈인지 생시인지
확인하고 싶었다.
덜 깬 눈 비벼가며
두툼한 솜이불을 빠져나와
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
겨울바람을 밀며
문을 열었다.
하얀 눈이 발목까지 쌓였고
어머니는 시린 손 불어가며
마당의 눈을 쓸고 계셨다
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
부랴부랴 책보를 쌌다.
“동이야! 학교 가자"
짝꿍 아이가 경수와 함께
벙어리장갑을 흔들었다.
벌써 운동장에서는
친구들의 눈싸움에
겨울이 한 움큼씩
날아다니며
얼굴에 웃음을 뿌렸고
짝꿍 아이가
털이 부드러운
벙어리장갑을 건넸다.
“이거 따뜻해!”
![]() ▲ 짝꿍 아이가 털이 부드러운 벙어리장갑을 건넸다. 참 따뜻햇다. © 문길동 수석기자 |
글, 그림 문길동 시인(강건문학)
GWA 문길동 수석기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