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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 –10-
석장/길동
긴 겨울이 지나고
봄이 왔다
경수도 서서히
잊혀가고
짝꿍과의 시간은
노란 나비가
꽃에 앉을 듯 말 듯
하면서도
웃음이 끊이질 않았다.
학교가 끝나면
동산과 들판으로
들꽃들을 찾아서
벌처럼 쏘다녔고
호박꽃으로 들어가는
벌을 잡다가
되려 호박보다 더 큰 혹을
이마에 달고도
즐거웠었다.
“동이야!
도화지에 내 모습을
그려줘!”
크레파스와 도화지를
건네며 바라보던 그 눈빛을
아직도 잊을 수 없다.
눈깔사탕보다
더 큰 눈을 바라보니
평소와는 다른 눈빛
무슨 말을 하려는 듯
머뭇거렸다.
“너 무슨 일 있니?”
물어봐도 대답은 없고
빨리 그려달라고
오히려 화를 냈다.
등줄기에는 식은땀이
주르르 흘렀다.
![]() ▲ 무슨일 있냐고 물어봐도 짝꿍 아이는 대답을 하지 않고 빨리 그려 달라고 오히려 화를 냈다. © 문길동 수석기자 |
글, 그림 문길동 시인(강건문학)
GWA 문길동 수석기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