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문길동의 사진 이야기] '포천, 연천의 겨울 이야기'

화적연에 올라서 시 한 수 읊조리고 싶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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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길동 수석기자
기사입력 2021-02-17 [11:42]

[문길동의 사진 이야기] ‘포천, 연천의 겨울 이야기

 

▲ 시를 읊고 있는 선조들은 내가 들고 있는 카메라의 기능을 알 수 있을까?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[GWA 문길동 수석기자]  같은 날이 지속되더니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 뚝 떨어졌다. 남쪽 지방에는 눈이 온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포천으로 가는 순간에도 눈발이 비치기도 했으니 꽤 낭만이 펼쳐지기를 내심 속으로 기원했는지도 모른다. 아니 눈이 펑펑 내리기를 솔직히 바랬다.

 

하지만 찬바람만 귓불에 바늘 여러 개를 장착하고 콕콕 찔러댈 뿐 바라던 눈은 게 눈 감추듯 달리는 자동차 뒤로 사라져 버렸다. 그렇다면 흐릿한 날씨가 햇살이 쨍쨍 내리쬐거나 하늘이 파랗게 열리기를 변덕스럽게 바뀌고 말았다.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원을 하는 것이다생각하고 하늘을 보니 하늘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. 군부대가 많은 것을 보니 군 시절에 4벌식 타자기를 두드렸던 전우들도 생각이 났다.

 

▲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저 비둘기낭의 역사를 알고 있겠지?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▲ 폭포가 쏟아지는 그 광경을 볼 수 없었지만 다시 찾아올 기약는 비둘기와 약속하고 나왔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
포천의 비둘기낭 폭포(폭포 뒤의 동굴에서 하얀 비둘기들이 집을 짓고 살았는데, 비둘기 둥지와 같이 움푹 파인 낭떠러지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유래되었다. 지식백과)는 겨울이라서 폭포의 위엄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, 상상으로 그려본 폭포는 여름에 다시 올 수 있으리라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. 물이 흐르는 곳에까지 내려가고 싶었다. 안전을 위하여 자물쇠로 꽁꽁 묶어 놓아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지만, 비둘기들이 구구구 소리 내며 둥지에서 고개를 내밀고 잘 가라 소리 내는 것 같았다.

 

▲ 웅장한 다리가 하늘에 펼쳐있으니 6.25때 강을 건너던 피난민들이 다리를 건너서 환호성을 치던 모습이 보인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▲ 오작교 처럼 저 건너편에서 누군가 활짝 웃으며 걸어올것만 같아 가슴이 찡했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비둘기낭 폭포에서 나와 500m를 걷다 보면 한탄강 하늘다리가 보인다. 한탄강은 6.25 전쟁 후 월남하던 사람들이 한탄강에서 실패하고 한탄만 하고 말았다하여 한탄강(漢灘江)이 한탄강(限嘆江)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한다. 한탄강의 하늘다리는 말 그대로 한탄강 협곡을 지상 50m에서 조망할 수 있고 1,50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을 만큼 튼튼하게 지어진 다리로 중간에 투명유리판이 있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.

 

▲ 수 많은 사연들이 저 물길 따라 북에서 남으로 흘렀을 것이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
그 시간들을 다 기억해내고 싶었으나 정해진 시간이 있어 아쉽게 화적연으로 출발한다. 도로가 편도밖에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화적연은 말 그대로 볏단을 쌓아 놓은 볏가리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가 까마득하게 우뚝 솟아나 있고, 물줄기가 이 큰 바위를 감고 떨어져 깊은 연못을 만들어진 데서 유래했다는 화적연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. 물수제비로 누가 누가 잘하나 열띤 경기도 펼쳤고, 돌탑을 세워서 한해의 건강과 우정도 함께 쌓아두고 화적연을 빠져나왔다.

 

▲ 물수제비를 뜨던 친구들의 우정도 저렇게 웅장하고 깊게 익어만 간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▲ 돌탑을 쌓으며 친구들의 건강과 행복을, 그리고 코로나가 빨리 역사속으로 사라지기를 빌었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솔 향기 가득한 손만두 버섯전골로 허기진 배를 채웠으니 마지막 목적지인 연천의 역고드름을 보기 위하여 출발했다. 용산과 원산을 잇는 터널을 짓다가 일본 패망 후 공사가 중단, 북한군의 탄약 창고로 이용되다 폭격을 받아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독특한 자연현상과 맞물려 역고드름이 생겼다고 하는 연천군 고대산 역고드름은 2월 중순의 날씨에도 기이한 현상을 볼 수 있었다.

 

▲ 역고드름이 생기지 않고 저 터널이 끝까지 연결되었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까?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전쟁이라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포천과 연천에는 철새들도 조용하게 빈 논에서 포격 소리가 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듯 배를 채우기 여념 없었고, 함께한 그 시간이 고스란히 머릿속에서 하나의 추억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.

 

▲ 집으로 돌아오는 길, 비록 낡고 보잘것 없지만 그래도 쉴 수 있는 내 보금자리 잘 돌아왔다고 빛을 내어준다.  © 문길동 수석기자

 

돌아오는 길, 길목에서는 아침에 잠깐 내렸을 하얀 눈이 가로등에 비추어 휘청이는 달빛에 한 잎 베어 문 듯 하루도 그렇게 째깍거리며 사라지고, 다시는 포격 소리가 들리지 않고 평화의 비둘기가 하늘을 마음껏 날기를 기도하면서 시간 속에 하루를 묻었다.

 

GWA 문길동 수석기자

kddmun@daum.net

 

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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